템플스테이란?
과거 대한민국에서는 시민들이 소도의식에 빌어 독재의 눈을 피하거나 고시나 대입시험 등으로 산사에서 기거한 일은 자주 있어왔다. 즉, 현대 이전엔 이런 일은 없었다. 전근대 시절에 승려가 아닌 일반인이 절에 장기간 숙박하는 이유는 오로지 중이 되거나 불법을 수련하기 위해서였다. 절은 기본적으로 안거두타(安居頭陀)를 위한 곳이고 두타행은 신자들의 소관이 아니었다. 즉, 시민이 절에 휴식 및 수험을 목적으로 장기간 숙박하는 전통은 불교 교리에도 없는, 현대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전통이었고, 특수한 시대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체계적으로 정립된 산사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 여유는 없었다. 외부인의 거처는 주지의 재량에 맡길 뿐이었다.
그러던 차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템플스테이'로 명명된 프로그램이 도입되었다. 모자라는 숙박시설 수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 그리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려는 목적 등이 결부되어서 정부와 대한불교조계종이 합심하여 추진하였다.
불교는 세계적인 종교로,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동아시아ㆍ동남아시아ㆍ남아시아에 걸쳐 고루 분포하는데다, 최근 들어서는 서양에서도 불교세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절에서도 할 수 있을 테지만, 한국이 제일 규모도 크고 체계적이다. 영문 위키피디아의 Templestay 항목도 '한국 불교사원의 문화 프로그램'이라고 하고, 구글에서 검색해도 한국 관련 얘기만 나온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찰 숙박 시스템이 있는데, 슈쿠보(宿坊)라고 부른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고야산 일대. 한국의 템플 스테이에 비해서 체험거리는 비교적 적은 편으로, 아침 예불조차 참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사실 슈쿠보는 장소만 사찰이지, 실제 운영은 종교적인 활동은 숙박객과 별도로 이루어지고 일본 불교식 정찬 요리로 손님을 대접하는 료칸에 가깝다.
프로그램형
체험형, 휴식형, 당일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체험형은 불교문화와 한국불교 수행자의 수행일상에 대해 알아보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예불, 스님과의 차담, 108염주꿰기 등 불교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휴식형은 최소한의 활동(공양, 예불)에만 참가하고 사찰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휴식하기 때문에 속세를 떠나 쉬고 싶은 사람에게 좋다. 당일형은 일부 사찰에서만 운영되고 있는데, 2~3시간 정도 사찰에서 준비한 특별 프로그램(사찰음식만들기, 염주 만들기, 차담 등) 체험을 진행한다.
2022년 기준으로 전국 140여개 사찰에서 계절과 사찰 특성에 따라 유동적이고 다양하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템플스테이에 가져갈 개인 준비물로는 세면도구, 수건, 수련복 안에 입을 면 티셔츠, 편하게 갈아입을 옷, 드라이기 등이다. 수련복은 대부분 사찰에서 제공한다. 최근에는 치약과 비누는 거의 모든 사찰에서 제공한다.
체험형
다음은 모 사찰의 주말 체험형 템플스테이 시간표이다. 소원쪽지 적고 달기, 108배 염주 꿰기 등의 행사가 빠지고 지역 명승지 관광 같은 행사가 들어갈 수 있지만, 공양/예불 등 기본적인 틀은 비슷비슷하다.
- 첫째날
- 토요일 15:00~16:00: OO사 도착, 접수
- 토요일 16:00~17:00: 입재식, 사찰안내, 사찰기본 예절 배우기, OT영상보기
- 토요일 17:30~18:10: 저녁공양
- 토요일 18:20~19:00: 저녁예불
- 토요일 19:30~21:00: 108배 염주 꿰기, 명상(참선)
- 토요일 21:00~일요일 04:00: 취침
- 둘째날
- 일요일 04:00~04:10: 기상, 간단한 세면(물양치, 고양이 세수)
- 일요일 04:30~05:40: 새벽예불
- 일요일 06:00~08:00: 아침공양 후 울력 (10인 이상 참가할 경우 발우공양)
- 일요일 08:10~09:30: 포행(산책)
- 일요일 09:40~10:50: 소원쪽지 적고 달기
- 일요일 11:00~12:00: 차담(스님과의 차담시간)
- 일요일 12:00~12:30: 점심공양
- 일요일 12:30~12:50: 소감문작성, 설문지 작성, 단체사진 촬영
- 일요일 13:00: 회향식, 하산
전반적인 템플스테이의 체험형 비용은 2018년 기준으로 5만 원에서 7만 원 정도이다. 일부 템플스테이 사찰에서는 추가요금을 지불할 경우 개인 방사를 쓸 수 있다.
김제시 금산사 같은 경우는 2019년 8월 29일 자로 박준배 現 김제시장과 금산사 성우스님 사이에 체결된 업무협약으로 김제 시민들에 대해서는 템플스테이 참가 비용을 50% 할인해 주고 있다.
휴식형
템플 스테이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를 좋아하거나 잠시 머리를 비우며 조용한 사찰을 즐기기 위한 이들을 위한 템플 스테이 체험이다. 체험형과는 달리 정해진 시간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연경관을 즐기고 잠시 사회에서 벗어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 휴식형 역시 사찰에 따라 분위기와 프로그램이 다르다.
사찰 예절
템플스테이는 사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니 만큼 사찰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절들이 있다.
복장: 지나치게 화려한 옷, 돌핀팬츠 및 배꼽티 등 노출이 심한 옷은 삼간다.
사찰 예절: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애정행동은 삼간다. 또 불교 교리에 어긋나는 술이나 고기를 먹고 마시지 말며 담배도 피우지 말아야 한다. 스님들이 따로 수행을 하는 공간에는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다. 템플스테이 기간 중에는 지나친 휴대폰 사용은 삼가야 하며, 가급적 손목시계를 쓰는 편이 좋다.
합장: 두 손을 모아 인사를 하는 것으로, 경내에서 스님이나 법우를 만났을 때에 한다.
차수: 손을 교차하여 단전부근에 둔 자세이다. 사찰내에서는 서있거나 걸을 때 이 자세를 해야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법당예절: 법당을 출입할 때에는 불상 정면의 가운데 문이 아닌 양 옆의 문으로 출입한다. 신발은 나올 때 가지런히 놓고 법당으로 들어간다. 법당 안에서는 발뒤꿈치를 들고 소리가 나지 않게 걸어야 되며, 이미 참선 중이거나 경을 읽고 있는 불자가 있을 경우에는 정면이 아닌 뒷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신건강면에서의 효과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에서 2014∼2015년 2년간 지리산 대원사의 3박 4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장인 50명을 대상으로 뇌 변화를 검사한 결과, 사찰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33명과 같은 장소에서 숙식을 했지만 자유롭게 생활했던 17명 사이에는 전자가 후자와 비교해 회복탄력성이 대폭 상승했으며 이러한 회복탄력성은 불교 신자와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 간에 별 차이가 없었고, 템플스테이 기간에만 회복탄력성이 반짝 오른 것이 아니라 3개월 후에도 높게 유지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2022.11.30 - [불교 대백과사전/불교 자료 (외부사이트) 소개] - [외부사이트]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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