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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르주나(산스크리트어: नागार्जुनः)의 사상
용수는 불교의 초기경전을 연구하여 중관(中觀 · Madhyamaka)을 주창하였으며 자신의 사상을 담아 《중론(中論)》을 저술하였다. "중론"은 산스크리트어 물라 마드야마카 카리카(Mūlamadhyamakakārikā)를 뜻에 따라 번역한 것으로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중도에 대한 근본적인 글(Fundamental Verses on the Middle Way)"이다.
《중론》에서 용수는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공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그는 절대적인 무(無 · 없음)라는 관점에서 공에 대해 파악하고 있지 않으며, 모든 것이 서로 관계를 맺는 연기론의 관계에서 공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론으로 공 · 연기 · 중도는 모두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다.《중론》 제24장 〈관사제품(觀四諦品)〉에는 이러한 이해를 적시한 유명한 "인연소생법(因緣所生法: 법 · 존재 또는 현상은 인과 연에 의해 생겨난다)"의 게송이 있다.
諸法有定性。則無因果等諸事。如偈說。 眾因緣生法 我說即是無 亦為是假名 亦是中道義 未曾有一法 不從因緣生 是故一切法 無不是空者 眾因緣生法。我說即是空。何以故。 眾緣具足和合而物生。是物屬眾因緣故無自性。 無自性故空。空亦復空。但為引導眾生故。 以假名說。離有無二邊故名為中道。 是法無性故不得言有。亦無空故不得言無。 若法有性相。則不待眾緣而有。 若不待眾緣則無法。是故無有不空法。 |
각각의 법이 고정된 성품(定性)을 지니고 있다면 곧 원인과 결과 등의 모든 일이 없어질 것이다. 때문에 나는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설명한다. 여러 인(因)과 연(緣)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법(法: 존재)이다. 나는 이것을 공하다(無)고 말한다. 그리고 또한 가명(假名)이라고도 말하며, 중도(中道)의 이치라고도 말한다. 단 하나의 법(法: 존재)도 인과 연을 따라 생겨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므로 일체의 모든 법이 공하지 않은 것이 없다. 여러 인(因)과 연(緣)에 의해 생겨나는 것인 법(法: 존재)을 공하다(空)고 나는 말한다. 왜 이렇게 말하는가? 여러 인과 연이 다 갖추어져서 화합하면 비로소 사물이 생겨난다. 따라서 사물은 인과 연에 귀속되는 것이므로 사물 자체에는 고정된 성품(自性 · 자성)이 없기 때문이다. 고정된 성품(自性 · 자성)이 없으므로 공(空)하다. 그런데 이 공함도 또한 다시 공한데, (이렇게 공함도 다시 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사물이 공하다고 말한 것은) 단지 중생을 인도하기 위해서 가명(假名)으로 (공하다고) 말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물이 공하다고 말하는 방편과 공함도 공하다고 말하는 방편에 의해) "있음(有)"과 "없음(無)"의 양 극단(二邊)을 벗어나기에 중도(中道)라 이름한다. 법(法: 존재)은 고정된 성품(性 · 自性 · 자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法: 존재)을 "있음(有)"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또한 법(法: 존재)은 공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법(法: 존재)을 "없음(無)"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어떤 법(法: 존재)이 고정된 성품(性相 · 성상 · 自性 · 자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 법은 여러 인과 연에 의존하지 않은 채 존재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연기의 법칙에 어긋난다). 여러 인과 연에 의존하지 않는다면 (연기의 법칙에 어긋나므로 생겨날 수 없고, 따라서) 그 법(法: 존재)은 없는 것(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연기의 법칙에 의해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을 존재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러한 모순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다음을 대전제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공하지 않은 법(즉, 연기하지 않는 존재 또는 고정된 성품을 가진 존재)이란 존재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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