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일승법계도
불교 학자로 한국 고대 불교를 연구한 고익진은 자신의 저서 《한국 고대불교 사상사》에서, 《화엄일승법계도》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구성은 저자인 의상 자신이 밝힌 것이라고 하였다.
1. 자리
法性圓融無二相 (법성원융무이상) |
법의 성품은 원융하여 두 모습이 없고 |
諸法不動本來寂 (제법부동본래적) |
만물은 움직임이 없어 본래 고요하다. |
無名無相絶一切 (무명무상절일체) |
이름도 모습도 없고 일체가 끊겼으니 |
證智所知非餘境 (증지소지비여경) |
오직 깨친 지혜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
眞性甚深極微妙 (진성심심극미묘) |
참된 성품은 참으로 깊고 지극히 미묘하여 |
不守自性隨緣成 (불수자성수연성) |
자기 성품을 고수치 않고 연을 따라 이룬다. |
一中一切多中一 (일중일체다중일) |
하나 속에 일체가 있고 일체 속에 하나가 있다. |
一卽一切多卽一 (일즉체다중즉) |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이다. |
一微塵中含十方 (일미진중함시방) |
낱낱의 티끌 속에 시방 세계가 들어 있고 |
一切塵中亦如是 (일체진중역여시) |
전체 우주에도 또한 그러하다. |
無量遠劫卽一念 (무량원겁즉일념) |
한량없는 오랜 시간이 한 순간이고 |
一念卽是無量劫 (일념즉시무량겁) |
한 순간이 곧 한량없는 시간이다. |
九世十世互相卽 (구세십세호상즉) |
구세와 십세가 서로 붙어 있는데 |
仍不雜亂隔別成 (잉불잡란격별성) |
그러면서도 뒤죽박죽하지 않고 따로따로 이루어진다. |
初發心時便正覺 (초발심시변정각) |
처음 발심한 때가 곧 정각이며 |
生死涅槃常共和 (생사열반상공화) |
생사와 열반이 항상 함께 한다. |
理事冥然無分別 (이사명연무분별) |
본체와 현상이 서로 즉하여 분별이 없는 곳(해인삼매)이 |
十佛普賢大人境 (시불보현대인경) |
십불과 (구경에 이른) 보현행자의 대인 경계이다. |
能入海印三昧中 (능입해인삼매중) |
십불과 (구경에 이른) 보현행자가 해인삼매 속에 능히 들어가서 |
繁出如意不思議 (번출여의부사의) |
성품의 여의를 따라 불가사의한 법을 나투니 |
雨寶益生滿虛空 (우보익생만허공) |
중생을 돕는 삼보의 비가 허공을 채우고 |
衆生隨器得利益 (중생수기득이익) |
중생들은 그릇 따라 이익을 얻는다. |
2. 수행
是故行者還本際 (시고행자환본제) |
그러므로 수행자(보현행자)는 진리(해인삼매의 일부)로 돌아가 |
叵息妄想必不得 (파식망상필부득) |
망상을 쉬지 않을 수가 없으며 |
無緣善巧捉如意 (무연선교착여의) |
무연의 방편인 여의를 붙잡아 |
歸家隨分得資糧 (귀가수분득자량) |
진리(해인삼매의 일부)로 돌아가 그릇 따라 수행력을 얻는다. |
以陀羅尼無盡寶 (이다라니무진보) |
신묘한 다라니(해인삼매 · 상입상즉의 법계무진연기)의 다함 없는 보배(수행력)로써 |
莊嚴法界實寶殿 (장엄법계실보전) |
법계의 진실한 보배궁전을 세워서 |
窮坐實際中道床 (궁좌실제중도상) |
마침내 진리의 중도 보좌(해인삼매)에 앉는다. |
舊來不動名爲佛 (구래부동명위불) |
앉고보니, 예부터 그 자리에서 잠시도 벗어난 적이 없었더라. 그래서 부처라 불리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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